『보기왕이 온다』 / 『즈우노메 인형』 / 『시시리바의 집』
보기왕이 온다 / 사와무라 이치 / 2015
- 처음 읽은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 괴담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꽤 으스스했다. 타인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저주를 걸 때 호러의 세계 속에서 무슨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무섭게 잘 그렸다.
- 이 소설을 읽을 때는 겉으로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고약하게 뒤틀린 인물을 잘 그린다고 생각했지만 『시시리바의 집』까지 읽은 지금은 생각이 살짝 바뀌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는 의심이 든다.
즈우노메 인형 / 사와무라 이치 / 2016
- 세 권 중에 제일 재미있었다.
- 호러 장르를 향한 작가의 애정과 고민이 극 중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매우 노골적으로, 그러나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책에서 제일 감탄한 부분도 이 지점이다. 좀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즈우노메 인형』이란 책을 읽는 내가 작가, 혹은 책 속 인물이 보낸 저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러면 당연히 『링』을 떠올릴텐데 작가도 대놓고 『링』을 언급한다.
- 주인공인 히가가 좀 귀엽게 느껴졌다. 분명 작가가 의도한거겠지.
시시리바의 집 / 사와무라 이치 / 2017
- 세 권 중 가장 별로였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소재의 신선함이나 이야기 전개의 힘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 무엇보다 악령(?)의 정체가 너무 구체적이다. 에도 시대가 등장하고 2차대전 도쿄 공습까지 나오니 오히려 거짓말처럼 느껴져 집중이 어려웠다.
- 히가의 가족 이야기가 많이 밝혀져 재미있었다. 꽤 대가족이고 다들 슬픈 사연이 있다는 설정이니 앞으로 나올 시리즈 소재는 걱정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