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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 <베니스에서의 죽음> / <티탄>

김보년 2021. 11. 11. 20:38

세 편 모두 "2021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에서 봤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룀, 크리스티안 페트리 / 2021
-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나온 비요른 안드레센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얼마전 <미드소마>에 출연하신 것도 봤기 때문에 막연히 잘 살고 계실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인생에 굴곡이 많은 분이었다. 
- 하지만 영화가 비요른 안드레센의 현재 삶을 보여주는 방법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꾸준히 음악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데 과거의 아픔을 자꾸 끄집어내면서 과도하게 슬픈 음악과 함께 보여준다. 마치 당신은 꼭 슬프고 비참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듯이. 
- 결국 제일 기억에 남은 건 오프닝에 나온 <베니스에서의 죽음> 오디션 기록 영상과 메이킹 영상이었다. 비록 감독은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이 영상을 삽입했지만, 그리고 문제 제기에는 동의하지만, 그와 별개로 비요른 안드레센은 정말 아름다웠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 루키노 비스콘티 / 1971
- 오랜만에 다시 봤다. 별로면 어떡하지? 란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마지막 시퀀스는 변함 없이 너무 슬프더라. 코로나 시국에 봐서 조금 더 몰입한 면도 있었다. 

티탄 / 줄리아 뒤쿠르노 / 2021
- 고민할 지점이 정말 많은 작품인데, 일단 뱅상 랭동이 연기한 ‘아버지’를 중심으로 봐야할 것 같다는 가설을 세워보았다. ‘딸’이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동안에도 계속 ‘딸’로서 대하는 그의 태도는 알렉시아-아드리앙을 존중하는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알렉시아-아드리앙을 무시하는 태도인걸까?
- 추가 질문: 내가 생각한 A가 더 이상 A가 아님이 드러났을 때 나는 어떻게 Not A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또는 Not A와 계속 관계를 맺으려면 나는 어떤 조건, 또는 자격을 갖춰야 할까?  이 경우 A와 Not A의 합집합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까?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