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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직원의 극장 일기 / 종로3가에서 밥먹기 (13)
김보년
2021. 11. 18. 16:49
남원 추어탕
추어탕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음식은 아니다. 추어탕이란 말만 들어도 미끌거리는 미꾸라지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예민한 사람들은 특유의 냄새를 거북하게 느낀다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추어탕 얘기를 하는 게 조금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서울아트시네마 가까운 곳에도 맛있는 가게가 있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서울아트시네마 맞은 편에 있는 남원 추어탕은 좁은 골목 안에 있지만 들어가보면 의외로 공간이 크다. 그리고 항상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아예 자리를 못 잡을 때도 있고, 혼자 먹기 조금 민망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일단 주문에 성공하면 언제나 만족하고 나온다. 무엇보다 진한 추어탕 국물이 맛있고, 제피 가루도 취향껏 넣어 먹을 수 있고, 추어탕을 하나만 시켜도 맛보기 보쌈을 주기 때문에 양도 많다. 근처 직장인과 등산객 손님들 때문에 조금 시끄럽다는 단점이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종로3가의 거의 모든 식당이 그런 것 같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아직 종로3가에 있을 때 꼭 찾아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