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코의 놀이터』 1~3권 (오카다 사쿠모) 나는 실제 현실에서는 잔인한 이미지를 잘 못 보고 영화에서도 잔인한 장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만화에서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건 잘 본다. 심지어 기발하고 근사한 표현이 나올 때마다 감탄하고 즐거워하며 그 이미지만 계속 감상하기도 한다. 내 정신에 약간 문제가 있는 건가 걱정이 들 때도 있지만 아직 병적인 정도는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메이코의 놀이터』는 잔인한 이미지가 쉬지 않고 나오는 만화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소녀 메이코는 자기가 지정한 상대를 꿈속으로 불러와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데, 그 '갖고 노는' 방식이 전부 신체 훼손이다. 목을 자르고, 눈을 뽑고, 산성액에 담그고 등등. 그리고 신체를 훼손하는 과정은 전부 아..
은 최초 공개 이후 뭔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조용하게 묻힌 느낌인데,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낯선 유럽 땅에서 아내를 잃고 자신도 죽을 위기에 놓인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 작품에는 뛰어난 액션 장면도 없고 놀랄만한 반전도 없으며 그리 자극적이지도 않다. '재미있는' 영화를 찾느다면 선뜻 추천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특징을 의 미덕으로 꼽아도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어느 평범한 사람이 낯선 세계 속에서 겪는 무기력한 기분을, 그리고 그 무기력을 이겨내기 위한 나름의 안간힘을 과장하지 않고 잘 보여준다. 액션 스릴러 영화의 특별한 주인공들이 국경을 마음껏 넘나들며 초국적 활약을 펼치는 세상에서 자국 대사관에 들어가기 위해 문자 그대로 목숨을 거는 주인공..
독특한 설정과 정신 나간 전개로 유명한 『파이어 펀치』, 『체인소 맨』 등을 그린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 만화다. 책을 넘기기 전부터 어떤 끔찍하고 이상한 세계관을 보여줄까 기대했는데, 좋은 의미에서 그 기대를 훌쩍 넘어서 버렸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외의 전개가 곳곳에 넘쳐나는 작품이라 내용을 조금만 설명해도 그대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이 작품은 만화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으면서도 현실과 담쌓아버리는 음습한 제스처를 취하는 대신 세상과 친구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다. 진지한 얼굴로 광기에 찬 헛소리를 하는 특유의 유머 감각에 킥킥거리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그 내민 손에 배어있는 따뜻한 마음 때문에 눈물이 조금 나왔다. 『파이어 펀치』, 『체인소 맨』을 읽었든 안 읽었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