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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치 (박세가, 다음 웹툰 / 송송책방)

   <어름치>를 좋아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림체도 정감이 가고 느릿한 전개 리듬도 좋고, 각양각색의 인물들도 다들 매력적이다. 작가가 직접 겪은 일이라 그런지 공사장 디테일도 신선하고, 은근히 빼곡하게 들어찬 썰렁한 유머도 좋다. 결말 뒤에 찾아오는 여운도 생각보다 크다. ‘노가다’라는 흔하지 않은 소재 특성상 언뜻 특별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맡은 임무를 완수하느라 땀 흘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시원섭섭한 개운함도 잘 녹아 있다. 이런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어름치>는 최근 본 만화 중 가장 좋은 인상을 남겼다.
   또 하나 좋았던 건 ‘건강한 어른’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창작물에서 근사한 기성 세대를 만나는 게 드문 일이 되어버렸는데, <어름치>의 실장 캐릭터가 좋은 어른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실장님의 일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서 만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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